매력적인 단 하나의 스크린 ‘모노플렉스’로 영화 산업을 혁신하다, 알엔알

알엔알 석민철 대표

기사입력: 2024-04-03 11:46

국내 영화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 중 하나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영화관 운영이 제한되자 관객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고 대형 영화관들은 줄줄이 폐점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끝난 후에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OTT 플랫폼 시장의 확대로 극장 중심으로 돌아가던 영화 배급 구조가 파괴됐고 사람들은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관객 수는 1억 2,500만 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의 55.2%에 그쳤다.

국내외에서 멀티플렉스 설치 및 운영을 담당해온 기업 알엔알은 이러한 영화시장의 위기에 맞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멀티플렉스와 OTT 플랫폼의 장점만을 결합한 모노플렉스 사업이다. 모노플렉스는 소규모 장소에서 대형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대형 영화관을 만들고, 고객에게 ‘개봉작을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가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영화를 배급’해 준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 산업의 틀을 깨는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엔알 석민철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엔알 석민철 대표=알엔알
알엔알 석민철 대표=알엔알

기업 소개를 부탁드린다

알엔알은 할리우드 영화 배급 전문가와 국내 최고의 상영업 전문가가 모인 콘텐츠 테크 기업이다. 당사의 모노플렉스 사업은 핸드폰에서 OTT를 단순 관람하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시네마틱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대표 본인은 영화산업에만 20여 년간 몸담아 왔다. 한국의 영화산업이 충무로를 벗어나 대기업이 진입해 산업화되기 시작하던 때 직장 생활을 시작해 산업의 전반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필름에서 디지털로 영화산업의 인프라가 변화하던 시기에 디지털 시네마 전환의 실무자로 매달 일주일씩 할리우드로 출장을 가서 당시 6대 메이저 할리우드 스튜디오 본사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준비했다. 그 덕에 산업 전체의 변화 방향성을 보게 되는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게 됐고 당시에 디지털 시네마를 준비하면서 내다보았던 사업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상영업에 대한 이해, 배급업에 대한 이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괄한 개봉작 상영 시스템 모두를 섭렵해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실행한 만큼 차별화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주력 사업 내용에 대해 소개해달라

당사는 창업시부터 크게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 단계를 3단계로 구상하고 실행해 오고 있다. 1단계는 주로 멀티플렉스를 대상으로 할리우드 표준에 특화된 영상·음향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것이다. 2단계는 그 기반 위에 영화 배급·콘텐츠 전송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멀티플렉스로 대변되는 기존의 중후 장대한 시설 장치 산업을 asset-light한 콘텐츠 배급업으로 변화시킨 모노플렉스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글로벌하게 형성된 모노플렉스 콘텐츠 배급망을 바탕으로 영화 개봉부터 IP 매니지먼트와 IP 조각거래까지 가능하게 하는 콘텐트 마켓플레이스이다.

현재 1단계를 넘어 2단계 확장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의 성취를 보면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의 멀티플렉스를 대상으로 8년간 2,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설계, 공급, 운영, 유지 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네마 업계에서 아시아 1위 사업자가 되었다.

당사는 디지털 콘텐츠 배급 사업을 중심으로 1단계 전방 사업과 3단계 후방 사업을 연계하려 한다. 1단계는 이미 아시아 1위 사업자가 되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모노플렉스 사업은 당사가 세계 최초로 구현하고 있는 모델로 그동안 구축한 사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메이저 파트너사와의 빠른 실행으로 압도적 1위를 추구하고 있다. 3단계인 IP 조각 거래 사업은 26년 상반기 상용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알엔알의 2단계 성장 모델인 모노플렉스는 올해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확산을 시작한다. 모든 메이저 할리우드 스튜디오 본사와 협의를 완료하여 콘텐츠를 확보하였고, 다수의 미국 진출 파트너와 로케이션 선정 및 계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당사의 최종 목표는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디즈니도 사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올드한 시스템이고 콘텐츠의 생성-소비 생태계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없던 OTT라는 서비스가 생겨났고 코로나 이후 전 세계 박스오피스는 70%나 감소했다. 마치 OTT만의 세상이 도래하는 듯 했지만 2년쯤 지나 OTT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대표주자인 넷플릭스 주가가 70% 폭락했다. 결국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느 하나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소비자의 시간을 독점할 수는 없다.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며 그것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팬덤 경제와 상호작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어느 현자의 말처럼 과거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었지만, 이제는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되었다. 당사는 이 변화하는 생태계에서 빠르게 사업을 전개하여 디즈니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디즈니가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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