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상 인간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쇼호스트, 광고모델 등의 활동은 물론 음반을 내는 아이돌 그룹도 만들어졌을 정도. 가상 인간 정보사이트 버추얼 휴먼스에 따르면 가상 인간 시장은 2025년 약 14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오비 스튜디오는 가상 얼굴 그래픽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국내 가상 인간 산업을 이끌고 있다. 개성을 살린 가상 인간을 만들어내며 가상 얼굴 편집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테일한 모습을 구현해 내는 디오비스튜디오 오제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어떤 기업인지

디오비스튜디오는 가상 인간을 개발하는 IT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영상 합성 기술인 디오비 엔진을 통해 실제 사람의 얼굴과 구별하기 어렵고,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상 얼굴을 생성한다. 디오비 엔진은 GAN(생성 대립 신경망)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구도에서 얼굴을 촬영하고 합성하고 자연스럽게 편집할 수 있으며, AI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이해하여 표정이 자연스러운 가상 얼굴을 만들어 낸다.

자사는 누구나 가상 얼굴을 쉽게 사용하게 하겠다는 비전으로 시작했다. KB 라이프생명 TV 광고에 등장한 배우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재현하거나, 지금은 별이 된 스타를 복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명예홍보대사이며 다양한 브랜드 광고를 소화하는 가상 인간 '루이'를 만들어내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기술을 긍정적으로만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악용될 여지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딥페이크 기술이 너무나 감쪽같기 때문에 이 기술을 가지고 음란물을 만든다거나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등 범죄에 이용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익명성을 기반으로 유튜브에서 구독자를 끌어모은 다음 사기를 치고 잠적해버리면 찾아내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에 자사는 기술 개발 기업이 서비스를 조심해서 제공하지 않으면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경계하고 있다.

현재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AI는 도덕성, 사회적 합의, 양심의 가책 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와 개개인의 양심 인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지적 수준을 올리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딥페이크 기술로 인한 피해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정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업계의 상황과 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우려되는 사항 등을 충분히 청취하고 입법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별점은 무엇인지

우선은 가상 인물의 정의와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른 것 같다. 타사의 경우에는 이미 사람과 선을 딱 그어놓고 가상 인간을 대하는 것 같다. 효율성, 도덕적인 해이에서의 안전성, 경제성 등은 부각이 되겠지만, 자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개개인이 가진 개성을, 디테일한 페르소나를 가진 가상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보면 복제인간들의 수명을 제한해두었으나, 사람과 구별이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연민, 정 이런 복잡한 감정을 보여주지 않나. 이처럼 결국 진짜 사람처럼 행동하는 가상 인간들이 나올 것이라 보고, 자사는 그래픽을 포함한 페르소나 전반이 보다 자연스럽게 연출되도록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아직은 AI 기술만으로는 실제 인간들이 대화하는 것처럼 상호작용이 친밀하고 진짜 인간처럼 느끼게 만드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대역을 쓰는 것을 중시한다. 타사의 가상 인간들은 대역의 매력을 통제하고 컨트롤해서 일부만 보여주지만, 자사는 대역의 매력과 가치관을 가상 인간에 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루이도 사랑스러운 성격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디오비스튜디오의 강점은 얼굴 편집기술이다. 고(故) 임윤택의 얼굴을 복원할 때는 7개월이 걸렸고, 윤여정의 20대 모습을 만들어 내는 데는 2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간이 줄어든 것도 있고, 얼굴 컨디션마다, 데이터 보유량에 따라, 데이터 품질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달라진다.

물론 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상태에서 딥페이크 방식으로 구현하는 기술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사는 데이터가 없거나 모자란 경우에도 얼굴을 유사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압도적으로 잘하는 분야라고 자부한다. 실존 인물의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딥페이크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나 젊었을 때의 얼굴 등을 만들어 깜쪽같이 합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16년 전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故) 박인철 소령의 모습을 복원, 국방TV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편에서 공개했다. 박인철 소령은 군인으로 순직한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종사가 되었는데, 요격 훈련 중 사고를 당하였다고 한다. 어머님이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고, 몇 년 전 한 방송사에서 고인이 된 가족을 VR로 복원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아들을 저렇게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박인철 소령을 복원하기 위한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어머님이 조금이나마 마음을 달래실 수 있도록 고퀄리티로 구현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된 남은 가족들을 위해, 고인을 복원하는 캠페인들을 앞으로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개성을 살린 가상 인간이 디오비스튜디오의 차별점이자 강점이기 때문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서비스를 자사가 판매해 왔고, 지금도 이야기하고 있는 대기업 고객들이 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을 이유로 기업들이 광고에 들이는 비용을 줄이는 추세와 맞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영역을 넓히기 위해 비용을 낮춘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적게는 300만 원부터 3천만 원 정도 선에서 보다 많은 기업이 부담 없는 가격에 가상 인간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와 더불어 가상 인간을 활용해 기업의 ESG 활동과 브랜드 운영을 대행하며 광고 제작과 SNS 운영을 돕는 SNS 풀패키지 서비스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세일즈할 예정이다.